본문 바로가기
❤️ 가족 건강일지

“서울대어린이병원 조태준 교수 진료 후기: 레리-웨일 증후군, 진짜 전문가를 만나다”

by 바디톡 (BodyTalk) 2025. 6. 18.
반응형

서울대어린이병원 조태준 교수 진료 후기: 레리-웨일 증후군, 진짜 전문가를 만나다

정보가 너무 부족한 희귀 질환, 그중에서도 레리-웨일 증후군은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의료진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렇게 전국의 병원을 수소문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끝에, 마침내 나는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조태준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예약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요즘 의료계의 상황은 모두 아시다시피 쉽지 않다. 의사 파업 여파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대형병원의 진료 예약 자체가 어려운 현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딸아이의 증상과 진료 경과 증후군명 등을 최대한 정리해 병원 측에 전달했고, 감사하게도 6월 10일 진료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날 서울대어린이병원 외래에 도착한 딸아이와 나는 서울의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새벽에 도착해서 딸아이는 잠을 자면서 와서 훨씬 수월했고 나 또한 도착해서 아침까지 조금 눈을 붙일 수가 있었다. 예약시간 보다 빠르게 어린이 병원으로 가서 접수하고 안내에 따라 가져간 X-레이 CD영상을 로딩시키고 기다리면서 세상에 참으로 아픈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었다.

시간보다 빨리 호명되어 긴장과 기대를 안고 진료실에 들어섰다. 조태준 교수님은 생각보다도 더 따뜻하고 신뢰감 있는 분이셨다.

실은 후기에 서울대병원 다른 교수님이 불친절했다는 글을 읽고 아이에게 "선생님들이 너무 부족한 상태여서 혼자서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좀 딱딱하고 불친절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말고 우리가 이해해 주자" 하고 몇 번을 당부했답니다. 아이가 혹여라도 상처받을까 미리 정신무장을 시킨 거죠. 저자신한테도 해당되고요. 

'엄마는 조용히, 아이가 스스로 표현하도록 했어요'

진료가 시작되자 교수님은 할아버지가 손녀딸에게 말을 걸듯..."눈으로 보이는 것 말고 다른 점이 있을까?" 저는 딸아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도록 해주었습니다. 뒤에서 듣고만 있었죠. 그랬더니 딸아이는 피아노를 오래 칠 때 콩쿠르 준비할 때 매일 2시간씩 연습하면 팔목이 아팠다고 말했다. 교수님은" 전공할 거니?" 하니까 아이가 "아니요. 그냥 피아노 치면 좋아요" 하고 말했다. 교수님은 지금 어떤 곡을 치샤시며 물어보고 딸아이는 긴장했는지 자세하게 말을 못 했지만 교수님도 피아노 좀 치신다면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셨다.  교수님은 눈을 맞추고 진지하지만 유머를 곁들여서 반응해 주셨고, 아이의 말을 모두 듣고 난 뒤에야 내게 다시 시선을 돌리고 설명해 주셨다.

정확하고 빠른 판단, 그리고 ‘치료해 줄게요’라는 말

교수님은 손목의 변형을 직접 살펴보신 후, “어디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라고 물어보시고 자세히 설명드렸더니 다른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엑스레이 사진도 보시고 팔길이도 재면서 바로 검사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곧바로 유전 진단을 담당하는 교수님께 협진 의뢰를 넣어주시며, 교수님은 당일 되면 하자고 하셨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당일은 안되고 일주일 뒤 입원해서  1박 2일 입원 검사를 제안하셨다.

무엇보다 마음이 놓였던 건, 교수님의 이 말이었다. “피아노 연습할 때 다시는 아프지 않게, 내가 치료해 줄게요.” 단순히 의학적 진단을 넘어, 아이의 일상과 감정까지 이해하려는 태도에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다.

MRI 검사 일정과 입원 준비

입원 일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잡혔다. 6월 18일 수요일 입원, 6월 19일 목요일 MRI 및 퇴원으로 결정되었다. 검사 전 특별한 준비물은 없지만, 아이가 병원에서 긴장하지 않도록 좋아하는 물건이나 책 등을 함께 챙기기로 했다.

MRI 결과와 유전자 검사에 따라 손목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성장호르몬 치료 여부도 검사 이후에 논의하자고 하셨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워주시는 점도 신뢰를 주는 요소였다.

희귀 질환 진료, 결국 사람의 ‘진심’이 해답

많은 병원을 다녀봤지만, 솔직히 말해 환자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의료진은 드물었다. 특히 희귀 질환처럼 진단이 어려운 경우, “잘 모르겠다”는 말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부모는 혼란스럽고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태준 교수님과의 첫 만남은 그 모든 지침을 위로해 주었다. 의학적 지식, 임상 경험, 공감 능력 모두를 갖춘 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의료진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다음 이야기: 검사 결과와 치료 방향

이제 다음은 입원과 MRI 검사, 그리고 유전자 결과를 통해 확인된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나누려고 합니다.

아마도 6월 19일 결과를 보고 바로 글을 쓸지 다음 날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부모님 중,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고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분이 있다면,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정형외과, 특히 조태준 교수님을 진심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 아이가 다시 피아노 앞에서 아프지 않게 연주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반응형